🧶오늘의 키워드

#기후위기 #기후우울증 #청년 #커뮤니티

🤔오늘의 질문

무력감에 빠지지 않고 기후위기를 맞이하는 방법은?   

🖤행사 안내

‘시각장애 학생의 학습과 성장’ 컨퍼런스를 진행해요!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나고, 지구 열탕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왔다고 합니다. 기후 비상사태, 혹은 재난이라는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2017년 미국 정신의학계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기후위기 상황을 보며 우울감·불안·분노·좌절 등을 느끼는 복합적인 증상을 기후우울증(기후고통)이라 정식 명명했습니다. 특히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하는 젊은 세대에서 기후우울증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기후우울증 시대, 청년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청년들이 모여 기후위기 대응의 주체가 되는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의 김민 대표를 만나 함께 고민해 보았습니다.

1.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2. 전 세계가 마주한 기후문제
3. 청년이 마주한 기후우울
4. 그럼에도 나아가기

청년은 기후위기로 인해 앞으로 지금보다 더 혹독한 조건에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기후위기의 피해자로만 현 상황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존재로 취급 받기 싫었다. 빅웨이브는 청년 모두가 기후위기 대응의 주체가 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단체로, 2016년부터 시작해 현재 멤버 수는 330여 명이다.

청년에 대한 규정과 정의는 다 다르다. 우리만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빅웨이브에서는 청년을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주요 구성원은 20~30대이지만, 우리나라에만 있는 나이 문화가 활동에 참여하는 데 있어서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해서 멤버 모집 시 나이를 묻지 않고 있다. 

청년이 기후위기에 스스로 대응하지 않으면 결국 기성세대나 소수의 전문가가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보장함으로써 주체성을 강화하는 것. 이것이 청년의 정의 속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빅웨이브는 각자의 생애주기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자발적으로 참여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온라인 위주로 느슨하게 활동하는 네트워크멤버가 될 수 있고, 오프라인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활동멤버,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기획하는 플래너멤버가 될 수도 있다. 청년은 직장, 학업 등으로 짧은 시간 안에 상황이 많이 변한다. 유연한 멤버십 구조를 통해 여건을 체크하며 활동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결국 사람이다. 우선 멤버들끼리 모이는 오프라인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빅웨이브에 들어오신 분들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자연스럽게 고민과 어려움을 터놓게 한다. 직접 재난을 겪으며 기후우울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곳의 사례를 보며 2차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막연하거나 예측하지 못하는 것들로 오는 불안감도 있다. 그런 감정들을 모여서 이야기함으로써 ‘내가 어떤 상태구나, 어떤 생각을 하고 있구나’를 인지할 수 있게 한다. 또 같은 단체라 할지라도 구성원이 누구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빅웨이브는 새로운 분들이 계속 유입되며 자연스러운 멤버 구성의 순환과 정서적 회복의 과정을 겪는다.

빅웨이브에서 진행 중인 ‘희망을 꿈꾸려면 나부터 즐거워야 한다’는 아포칼립스 댄스 클럽 ⓒ사단법인 빅웨이브

모든 사람이 기후문제에 관심이 있고 우선순위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는 않다. 반대의 시각이 있기에 빅웨이브 같은 모임이 존재하고, 성장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기후위기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고, 회의적인 생각을 살펴보며 현실 감각도 더 깨우치려고 한다.

그럼에도 나아가기

혼자서 끙끙 고민하지 말고 주위 사람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을 찾고 커뮤니티를 이어 나가야 한다. 그러나 그냥 사람이 모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대화를 할지, 어떻게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그냥 모이기만 하면 탄소 배출만 증가할 뿐이다(웃음).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빅웨이브 멤버들의 기념사진 ⓒ사단법인 빅웨이브

멤버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힘을 얻는다. 빅웨이브의 프로젝트를 참여하며 본인 삶의 방향을 바꾸시는 분들이 꽤 있다. 환경교육 사회적 기업을 창업한 멤버, 풍력 컨설팅 기업에 입사한 멤버, 학원 강사를 그만두고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멤버. 이런 분들을 보며 자극을 얻고, 빅웨이브를 지속하는 이유를 되새긴다.

농담을 섞어 말하자면 빅웨이브 맥주(미국의 맥주 상표)보다 유명해지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기후위기 대응에 청년들의 당사자성이 높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빅웨이브의 목표다.

글 | 이승현